엄지혜 <태도의 말들> (2019.2.5.)
<aside> 💡 이번 연휴 때 왠일로 부모님과 한 번도 안 투닥거렸는데 내가 방에서 200쪽도 채 안 되는 책을 읽는동안 두분 도합 네 번이나 말을 거시길래 폭발해버렸다.... 😬🔫 나는 첫장을 펼칠 때부터 앉은자리에서 완독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고 이 책을 다 읽는다 라는 목표치까지 가는 여정에서 벌어지는 변수들을 이미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. 그러는동안 끝까지 감명 받으며 읽은 책이 다름 아닌 엄지혜님의 <태도의 말들>이라는게. 나는 태도도 실패... 말도 실패... 아닙니다 이 책은 213쪽이에요... (팩트 정정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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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하나, 황선우 <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> (2019.2.20.)
<aside> 💡 어디에도 '좌충우돌' 같은 뻔한 수식어는 없었지만 정제 된 좌충우돌 생활기를 읽는 듯한 기분이었다. 중간중간 고양이 네마리를 각각 인서트 컷으로 넣은 동명의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어지기도 했다. 이 책은 여자 두 사람이 정서적/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한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주거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, 사실 '이렇게 좋은데 다들 왜 이렇게 안 살아요?' 라는 강력추천의 톤이 담겨있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(읽고나서 마음 흔들릴까봐) 근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. 하나의 예시가 되어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은, 또 다른 예시를 환대하고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다(고 믿고 싶다. 그게 아니라면 가끔은 희망이 없어지곤한다.) 그래서 '나는 어떤 예시가 될 수 있을까'를 가늠해보게 만드는게 이 책을 읽고난 후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. 게다가 이 책에서 가장 반짝였던 부분은 결혼이 두 사람만 하는게 아니라 두 사람의 가족이 합쳐지는 것이라는 말...의 의미가 무엇인지 기혼자 가정이 아님에도 분명히 보여주었다는 것. 같이 사는 사람의 부모님이 어떤 분인가, 즉 시부모가 아닌 시부모와의 FIT이라는게 정말 존재한다는 지점. 이쯤 되면 너무 많은 것이 운의 영역에 있는게 아닌가? 싶기도 한데 포인트는 살면서 우연히 FIT이 맞는 누군가를 알게 된다면 (무엇보다도 그 사람이 같이 사는 사람의 부모님이라면) 감사의 표현을 잊지 않고 자주 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게 아닐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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록산 게이 <헝거> (2019.3.3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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뭔가 지랄....법석... 하면서 지난 두 계절을 보낸 것 같은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록산 게이의 <헝거>로 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. 왜냐하면 나에게도 그녀처럼 결과론적인 승패 없이 계속 싸워야 하는 지겨운 싸움이 있는데, 그러한 쌈닭적인 모습은 나의 일부이고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됨. 고통스러운 이야기라서 누구에게 권해야 할 지 잘 모르겠는데 언젠가 모두가 각자 필요한 타이밍에 이 책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. 스스로 완벽하게 잠수 중일 때보다는 수면 위에서 사부작사부작 거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운이 있을 때에 읽기를 권장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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앤드루 산텔라 <미루기의 천재들> (2019.4.2.)
”당연히 나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. 이미 후회 머신이다.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할 것이다.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?” 227p
<aside> 💡 이 책 보면서 수전 케인의 <콰이어트>도 자주 떠올랐다. 내향인이면서 미루기의 천재 라면 위의 두 권을 함께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구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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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슐러 K 르.권. <남겨둘 시간이 없습니다> (2019.4.16.)
“여성의 결속력은 유동성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적합할 것이다. 어떤 구조물이라기보다 강물의 흐름 같은 성질을 띤다.” 158-159p
<aside> 💡 SF 소설 작가로 명성이 있는 어슐러 K. 르 권 선생님을 에세이로 먼저 만나게 됐는데 한 문장 안에 아끼지 않고 뿌려넣은 작은 따옴표와 재치가 정말 좋다. 나는 아마도 이렇게 쓰고 싶은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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